통증 없이 붙이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주삿바늘 대안될까

입력 2022-03-11 17:43   수정 2022-03-12 00:51

‘무통증 주사’로 불리는 마이크로니들(사진) 개발 경쟁이 뜨겁습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의 접착력을 끌어올린 기술로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습니다. 올해 마이크로니들 일반의약품을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지난달엔 쿼드메디슨이 마이크로니들을 적용한 골다공증 치료제를 한림제약에 기술이전하면서 사업 속도를 냈습니다.

마이크로니들은 이름 그대로 길이가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미세바늘입니다. 이 미세바늘들이 달린 패치를 피부에 붙여서 사용합니다. 패치를 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면 패치에 붙은 마이크로니들이 피부 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 뒤 마이크로니들이 녹으면서 마이크로니들 안에 넣어둔 약물이 몸속으로 전달됩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녹는 생분해성 물질로 만들기 때문이죠. 바늘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주사를 맞을 때와 같은 고통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빨대처럼 속이 빈 바늘을 피부에 먼저 찔러넣은 뒤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선 마이크로니들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하기도 했죠.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사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겐 마이크로니들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통증이 거의 없고 투여 부위의 회복 속도도 주사보다 빠른 편입니다. 파스처럼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의료진이 굳이 필요 없습니다. 바늘 오염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이죠. 그렇다고 주사제에 비해 생산 비용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업계에선 의료시스템이 낙후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백신이나 치료제 보급에 마이크로니들이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화장품 매장에선 피부 관리에 도움을 주는 마이크로니들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눈가 주름 및 팔자 주름을 개선하거나 피부 염증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패치들이죠. 이들 제품은 국소 부위를 덮는 반창고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얼굴 대부분을 덮을 수 있는 마스크팩으로는 개발이 어렵습니다. 바늘을 피부에 고정하는 접착력이 떨어져 넓은 면적에 적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라파스가 이번에 획득한 특허는 마이크로니들의 접착력을 개선한 기술입니다. 굴곡진 부분이나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패치를 붙여도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장시간 부착할 수 있어 최대 1주일까지 약효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라파스는 이 기술을 적용해 과산화벤조일 성분의 패치를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연고 형태인 여드름 약을 패치제로 바꾼 것이죠.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을 전기·생화학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로도 개발 중입니다.

다른 바이오 업체도 신제품 개발에 이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휴젤은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쿼드메디슨과 함께 백신을 개발하고 있죠. B형 간염 예방 백신을 포함한 다섯 가지 백신을 패치 하나로 제조할 계획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신신제약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마이크로니들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피부가 아닌, 뇌 표면에 부착해 뇌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로 동물실험을 최근 하기도 했습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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